역문
   학송재기
  우리 곽씨가 청주라는 본관을 얻은 후에 훌륭한 공적과 큰 절의가 역사에 실린지 오래 되었다.  나의 9대조 원암 처사 공께서는 훌륭한 자질이 있으면서도 안음의 원학동에 우거하여 세상을 등지고 큰 뜻을 자연의 아름다움에 붙이고 사셨고 학림사에 배향되었으니 그의 문장과 학문 그리고 바른 품행은 정문간 선생이 지은 묘문에 모두 나타나 있다.
  공의 맏 아드님 학송정 공은 이름이 희익인데 이일 휴당과 송우암 송동춘당 등 선현의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행의에 의한 천거로 동몽교관이 제수 되어 성세에 현달하였으며 경학과 문장이 세상에서 알려졌다.
  세대가 바뀌니 잔약한 후손들은 추모할 곳이 없지마는 외롭고 가난하고 힘이 없어 슬픈 눈물을 삼켜 온지 오래인데 정유년 봄에 종족이 모여 상의해서 겨우 3칸통 다섯 기둥의 집을 짓고 학송재라고 현판을 걸었다.  이로써 우리 문중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이곳에 모여 옛 사람을 모방하여 삼사하는 뜻이 있을 뿐이라고는 하나 진실로 조상의 뜻을 펴지 못한다면 불경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간절히 바라 건데 종친 여러분은 효도하고 우애롭게 화목한 마음으로 조상의 아름다운 법도를 이어받고 아래로는 후손에게 큰 이상을 심어주며 대대로 변함없이 계절에 상관없이 이곳에서 정분을 나눈다면 재사를 지은 뜻이 헛되지 않으리라.  모름지기 힘쓰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두려워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이 재사를 지은 정성은 족숙 정묵 현묵 두 분과 내 동생 치은이 더욱 두드러지다.  정유 12월 하순8대손 치성은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