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암 이 원달(達岩李元達)
  달암 이 원달은 판도판서를 지낸 문질공 이예(李芮)의 둘째 아들로 강동(薑洞)에서 태어나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이 참판에 이르렀으나 고려가 망하고 이씨가 개국하자 세상일에 뜻이 없어 금원산으로 은거 하였었다. 화림지 고적편 금달암(金達岩) 조에 전 고려판서 이 원달은 고려가 망하자 망국의 한을 안고 그의 부인 김씨와 더불어 그곳에서 은거하며 세상에 나오지 아니하고 세상을 떠나니 부인 김씨의 김(金)자와 원달의 달(達)자로 하여금 “금달암(金達岩)”이라 하였는데 일명 두문암(杜門岩)이라고도 한다. 또한 화림지 인물편에는 이 원달은 강천 예(芮)의 아들로 벼슬은 참판이요 호는 달암이다. 고려가 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금원산에 들어가 세상을 마쳤다고 적었다. 새로 개국한 이씨 조정에서는 예를 다하여 여러 차례 임관할 것을 간청했으나 그는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충절로 끝까지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며 임종에 이르러서는 왕도 송경인 북쪽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순절하였다.

2. 영계 유환(瀯溪劉懽)
  영계 선생은 달암선생과 함께 이고장이 낳은 고려 말의 두 충신이다. 선생은 거창인으로 서기1377년인 고려충숙왕 6년 정축에 출생하여 달암 문하에서 글을 배웠고 달암 이 원달의 사위가 되었다. 일찍이 고려조에 문과 급제하여 벼슬하였고 증직으로 사헌부 대사헌이다. 고려가 망한 후 이씨 조정에서 출사를 간청했으나 뜻이 없어 금원산에서 한스럽게 평생을 마쳤으니 서기1409년 이조 태종 9년 기축 2월10일이다.
  불사이군의 지조에는 부귀와 영화가 당치 아니하였다. 만약 절개를 굽히고 이씨왕조에 응했던들 당신은 물론이요 후대까지도 영화를 누렸으리라. 오직 대의에 살면서 자신이나 일족의 영달을 돌보지 아니하였고 학문에만 전념하는 것이 바로 선비의 정신이다. 선비의 정신이란 이처럼 귀중한 것이니 한 세대를 두고도 극히 드문 일이다. 이 원달(李元達) 유환(劉懽) 이들 두 선현의 선비정신에 입각한 충절은 조선 시대에도 면면히 대하처럼 흘러 수많은 향토 의현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후에 선생은 금계서원에 향사 하였고 신계(申溪) 옛터인 위천초등학교 앞에 영사정(永思亭)을 세워서 그의 충절과 선비정신을 기리고 있으며 영사정 정원에는 광정대부밀직사사사헌부대사헌 영계 유 선생 신도비(匡靖大夫密直司事司憲府大司憲瀯溪劉先生 神道碑)가 선생의 거룩한 유적을 더욱 빛내고 있다.

3. 감음 땅의 두문동(杜門洞)
  달암선생과 영계선생의 충절이 세상에 알려지자 망국의 한에 분개한 유신지사들이 두 충신의 은둔처인 금원산으로 모여드니 바깥 지재미 두무골이다.  비록 토지는 비옥치 못하나 사향노루가 많이 살았다는 동편 양지 일대는 비교적 지대가 넓다. 많은 선비들이 운집하여 이곳에서 초근목피와 화전생활로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가 세상을 떠났으니 세인들이 감음 땅의 두문동(杜門洞)이라 하였다.
  이 무렵 경기도 개풍군 광덕산 서쪽기슭에 고려의 유신인 신규(申珪) 신혼(申琿) 신우(申瑀) 신순(申旬) 조의생(曺義生) 임선미(林先味) 이경(李瓊) 맹호성(孟好誠) 고천상(告天祥) 서중보(徐中輔) 등 72인의 충신열사들이 새 왕조를 섬기지 아니하고 개성 동남쪽에 있는 고개인 현재의 부조현에 조복을 버렸으며 헌 갓을 바꿔 쓰고 들어간 곳이 세칭 두문동 72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