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1627년인 인조5년1월에 중국의 후금이 명나라를 정벌함에 앞서 배후 세력인 조선을 정복하고자 왕자 아민 등으로 3만여 병졸을 이끌고 침입하여 왔으니 이른바 정묘호란이다. 인조 이하 조신들은 강화도로 난을 피하였고 이때 정온(鄭蘊)은 향리에서 노모를 모시다가 급히 강화로 달려가 항쟁할 것을 강력히 상주하였으나 형세가 불리하였고 적측으로부터 강화의 뜻이 있었으므로 형제의 맹약을 맺고 철군 하였다. 그러나 후금은 조선을 굴복시킨 후 기어이 명나라를 타도하려 하며 조선에 대하여 전일 맹약한 형제의 의를 군신의 관계로 바꾸려 하고 또 병선과 많은 세폐를 요구하였다. 서기1636년 4월에 후금의 태종은 황제를 칭하고 국호를 청이라 고친 후 사신을 조선에 보내므로 조정에서는 호인배척의 소리가 높았고 이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청의 재 침입을 보게 되었으니 이를 병자호란이라 한다. 우리나라 역사상 치욕적인 외침중의 하나가 이 병자호란이다. 서기1636년 인조14년 병자12월에 청 태종이 직접10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 왔다. 인조는 왕자와 비빈 등을 강화로 피난시키고 자신도 그곳으로 향하려다가 길이 막혀 세자와 백관을 거느리고 남한산성으로 들어갔다. 성중에는 1만3천의 군사가 성을 방위하였으나 이는 적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병력이었고 또한 한 달이 넘는 장기전이었으니 군량도 바닥이 났다. 내부에서는 대의를 주창하는 척화파와 강화파가 극도로 대립을 전개했지만 중과부족이라 당하기 어려웠으므로 왕은 강화파인 최명길의 의견을 좇아 삼전도에 나아가 청 태종에게 항복하는 치욕을 당하였다. 그리고 두 왕자인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삼학사인 윤집(尹集)과 오달제(吳達濟) 홍익한(洪翼漢)등과 김상헌(金尙憲)이 잡혀가고 청나라를 섬기는 군신의 관계를 맺었다. 이때 이 고장 출신 동계 정온선생은 68세의 나이로 예조참판 대사간 등으로 조정에서 인조임금을 보필하고 있었는데 선생은 철저한 척화신이었지만 다른 척화신과는 달리 그들을 물리칠 수 있는 대비책을 왕이나 관계관에게 건의하였다.
오랑캐 청들은 호랑이나 독충보다도 지독한 것들인데 조정에서는 의만 가지고 그들을 격분시켰으니 이것은 호랑이 꼬리를 밟고 그들을 조롱만 하고 그들을 잡을 계책은 없으며 근간 들으니 원수(군사령관)라는 사람이 출전 일을 점쳐서 한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원수의 출행에는 무기를 갖추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하였다. 이상으로 보아 선생의 척화는 다른 대신들과는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입으로만 하는 척화가 아니고 대비하고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가지자는 주장이었다. 선생은 계속해서 조선군사의 규율이 엄하지 못하고 진법이 치밀하지 못함과 압록강 쪽 방비의 철저를 주장 했지만 마이 동풍이었다. 인 조왕이 항복하기 위하여 청태종 앞으로 갈 때 선생은 아래와 같은 찬을 지어 의대에 간직하고 자결코자 하였다.
임금에게 욕됨이 이 이상 극함이 없는데 신자로서 어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하고 자문수(스스로 찔러서 죽고자 함)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나무 잎이나 꽃만 접하고 살 수 있는 덕유산 기슭 모리(某里)로 입산하여 은신하고 말았다. 은신중 동춘당 선생과 만나 그 연보에 등재된 글이다.
정공이 남한산성에서 칼로 배를 찔렀으나 죽지 못하고 하성하기에 미쳐서 안음(安陰)으로 직귀하여 문을 닫고 뜻을 지키었다. 선생이 일찍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정대부가 바로 불행이 죽지 못하였으나 금일제일인자를 말할진대 나는 반드시 이분이시라고 하리라. 또 그 답중(임금에게 올린 글을 말함)에 무릎을 꿇고 근할 진데 어찌 정의를 지키며 사직에서 죽는 것만 같겠는가 하물며 부자군신이 다같이 배성일전을 하면 이 성을 보완하지 못할 이치가 없다고 한 말은 참으로 지론(사리가 맞은 이론)이라 하고 삼복유제(세번 되풀이 하여 눈물 흘림)하였다. 이에 이르러 기구(산이 험준한 것)한 산길을 쫓아 심방하였다. 선생이 다녀간 뒤에 정공이 그 제자들에게 일러 가로되 송모는 금옥같고 지란(깨끗하고 밝음)과 같아 일찍이 보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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