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산수(山水)의 미칭(美稱)이 사람에게 적중(籍重)하니 어찌 험준하게 높고 깊숙이 길다하여 이름이 나리요.  안의(安義)는 산수(山水)가 모인 곳이다.
  수승대(搜勝臺)와 구연서원(龜淵書院)과 요수정(樂水亭)이 있으니 대(臺)는 곧 요수신선생(樂水愼先生)이 소요(逍遙)하던 유지(遺址)요, 서원(書院)은 선생(先生)과 성석곡선생(成石谷先生) 그리고 육세 손 황고선생(六世孫黃皐先生)을 배향하는 곳이요, 정(亭)은 또한 요수선생(樂水先生)이 머물던 곳이다.  양 선생(兩先生)이 궁리(窮理)와 진성(盡性)으로 종사(從事)하고 강업(講業)하며 전도(傳道)로 자신의 임무를 삼아 낮과 밤으로 독실하게 나아가 높이 영남(嶺南)의 사표가 되고 황고선생(黃皐先生)은 학문에 연원(淵源)이 있어 도암선생(陶菴先生)에게 종사(從師)하니 도암(陶菴)이 스승으로 아니하고 벗으로 대(對)하며 시(詩)를 중 말하되 천리(千里)의 벗이 반갑기 구면 같다.  선(善)을 같이 하는데 무슨 선각후각(先覺後覺)을 론(論)하리요 하니 아-아 또한 성(盛)하도다.  요수(樂水) 석곡(石谷) 독행의 실적과 황고(黃皐)계술의 업적이 이에 남아있고 퇴계(退溪)께서 명명(命名)한 글자와 삼연 역천양선생(三淵櫟泉兩先生) 화답(和答)의 시(詩)가 다같이 돌에 새긴 연후(然後)에 대(臺)와 정(亭)의 좋은 경치가 더욱 나타나리라.  삼 선생(三先生)의 유풍(遺風)은 모든 전현(前賢)들의 증평(證評)이 산수(山水)와 같이 길이 천고(千古)에 생생하리니 이르는바 산수(山水)의 칭미(稱美)가 사람에 적중(籍重)함이다.  또 삼선생(三先生)이 이 산수(山水)를 사랑하여 정자(亭子)를 짓고 강마(講磨)함이 어찌 다만 산수(山水)만 위(爲)함이리
요.  마음을 인지(仁智)에 두어 뜻을 산수(山水)에 부침이라.  후학(後學)들이 여기에 유람(遊覽)하나니 만일 그 진의를 알지 못하고 단지 그 밖을 보면 어찌 그 삼 선생(三先生)의 본뜻을 얻으리오. 옛적 고무담(鈷鉧潭)이 류자후(柳子厚)로 인하여 그 이름이 들어나니 특히 일시(一時) 문장의 저술에 불과(不過)하되 지금까지 사람의 이목(耳目)에 빛나거늘 하물며 이 수승대(搜勝臺)가 고무담(鈷鉧潭)과는 그 경중(輕重)의 분간이 천지(天地)차이다.  이제 이 산수(山水)가 그 사람을 얻어 중(重)함이 의심 없는 학론(確論)이 아닐 수 없다.
  요수(樂水)의 후손(後孫) 재익(在翼) 종태(鍾泰)는 곧 나의 친구다.  나에게 기문(記文)을 청(請)하니 매우 약소한 나로서 어찌 감(敢)히 글 짓는 사람으로 자처하리요.  그러나 선현(先賢)의 유적을 세상에 남기고 후세에 법(法)이 될 것이므로 오래되면 혹(或) 없어질까 하여 감(敢)히 사양치 않고 그 만(萬)의 하나를 엮어 삼가 손을 씻고 쓴다.  풍양조영하 근기(豊壤趙寧夏謹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