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리에서 남서쪽으로 바라보면 함양군과 군계를 가르는 기백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쪽으로 눈을 돌리면 해발 1,352m의 금원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서 위천 서쪽을 감싸고 있다.
금원산 중턱에는 바위가 하나 있는데, 이 바위를 “납바위”라고 한다. 옛날 이곳에는 금빛이 나는 큰 원숭이 한 마리가 이 바위에 살고 있었는데, 이 원숭이가 바위 밖으로 나오면 천둥이 치고 비가 오므로 농사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피해를 주는 일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곳의 주민들은 이 금빛 나는 원숭이를 어떻게든 잡아서 없애려고 했으나 원숭이가 워낙 크고 빨라서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원숭이에게 가까이 가면 금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도저히 원숭이에게 접근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주민들은 이 원숭이로 인한 피해를 당하면서도 속수무책으로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도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원숭이의 횡포를 듣고는 이 바위에 가서 주문을 외워서 이 바위에 있던 구멍을 막아 버렸다고 한다.
그런 이후 원숭이의 피해는 없어졌다고 하는데, 금원산과 납바위의 이름은 이 금빛 원숭이에게서 유래되었다 한다.
또 다른 전설은 금원산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옛날, 중국의 천자가 하루는 맑은 정기가 중국으로 뻗히어 와서 온 왕궁을 뒤덮고 있는 것을 보고는 놀라서, 이 정기의 진원지가 어디인가를 알아보라고 대신들에게 일렀다. 그래서 중국 전역을 다 찾아보아도 그 정기의 근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한다.
그런데, 하루는 한 도인이 나타나서 이 정기는 조선에서 뻗히어 오는 것으로 이 정기의 기운이 더 커지면 중국은 쇠약해지고 조선이 마침내 흥성하여 중국을 제패하게 되리라고 했다.
이에 놀란 천자는 대사를 보내어 조선에 가서 이 정기의 원천을 찾아 없애라고 했다. 천자의 명을 받은 대사 일행은 조선으로 들어와 명산대천을 다 찾아보았으나 맑은 정기의 진원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금원산에 도착해서 보니 그 정기가 여기서 빛나고 있음을 알았다.
이 대사 일행이 이곳에 와서 앉았던 등성이를 “우사봉”이라하고, 맑은 정기를 찾기 위하여 깃대를 세운 봉우리를 “수기봉”또는 “시기봉”이라 한다. 이들은 그 맑은 정기가 납바위의 구멍으로부터 뻗히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납을 녹여서 그 구멍 안으로 흘려 넣었다 한다. 왜냐하면 빛나는 물건 즉 금은 납과 합해지면 순금도가 약해지고 납의 양이 많으면 빛이 나지 않는다는 원리에서 이곳에다 많은 양의 납을 녹여서 부어 넣어 그 구멍을 막아 버렸다 한다.
납으로 맑고 빛나는 정기가 나오는 것을 막아 버림으로써 이후에는 그 청량하게 빛나던 영기는 사라지고 말았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이곳의 주민들은 이 바위를 납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