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존불이 있는 바위굴에서 위쪽으로 오르면 옛 절터가 대나무 숲속에 안겨있다. 이곳이 이른바 가섭암지인데 상천리 산6번지의 2로 전해오는 말로는 신라때에 비롯되었던 암자 터라고 하나 화림지에 의하면 가섭암은 서기1685년 숙종을 축에 창건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섭 암은 1770년대까지 있었던 절로서 18세기 화가 진재 김윤겸의 진경산수화첩에 수묵담체화로 그려져 있고 옛 암자 터에 남아 있던 석탑은 거창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겨 놓았을 뿐 지금은 덩그러니 옛 스님들의 공양구로 쓰였던

▲ 진재 김윤겸의 가섭암 그림
큰 맷돌과 축대기와조각 분청사기 파편들이 널려있다. 대숲 안으로 들면 집채 같은 큰 바위아래 중국의 강왕곡 같은 맑고 찬 샘물이 솟아나 이 고장의 차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조선시대 때 김종직의 문인으로 함양군수를 지낸바 있는 매계조위 선생이 이곳 가섭 암에 들려 덕 높은 스님에게 차를 얻어 마시고 읊은 가섭 암이란 차시가 전해오고 있다.
졸졸 샘물이 바위에서 솟아나/
암자 앞에 쏟아지니 시원하고 맑아라./
산승이 움켜 마셔 아침에 요기하니/
맑고도 단맛 강왕곡 샘물보다 더 낫구나./
객이 와 스님 불러 날마다 차를 달여/
풍로 타는 불에 설유를 번득이네./
다시 절품으로 육우에게 자랑할꼬./
내 평생 먼지 몇 말을 먹었으니/
폐는 시들고 입술도 말라 윤기 없구나./
꽃 잔에 눈 같은 차 기울이자/
오장 육부가 모두 깨끗해지네./

매계선생은 그의 스승 김종직 선생이 가꾼 함양다원 엄천사 터의 차를 맛보았을 것이며 가섭 암에 들러 홈통을 타고 흘러와 석조에 고이는 강왕곡 샘물 같은 물로 차를 달여 낸 가섭암 차로 입술을 적시며 중국의 유명한 차인 육우와 노동을 떠올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