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유이태(劉以泰)는 그의 인술이 극치에 달하여 신비로운 여러 설화와 함께 세인을 구하였고 이 고장을 빛낸 거룩한 선인 중의 한분으로 대사헌 영계 유환(瀯溪劉懽)의 10세손이다.


(사진 : 유의태의 침통 바위)

  그의 보에 의하면 자를 백원(伯源)이라 하였고 호는 신연당(新淵堂)이라 하였으며 품계는 통덕랑(通德郞)이다. 일찍이 재질이 비범하였고 특히 의학에 밝았으나 항상 겸손하여 만인의 추앙을 받았다.

  천자(중국황제)의 병환을 치유하기 위하여 중국에 가서 특별히 금자광록대부이부상서를 제수하였으나 끝내 사양하고 보국으로 돌아와 어버이 봉양에 극진하였다. 이에 도향(道鄕)에서 추존한 장록(狀錄)이 있고 서기1715년2월27일에 세상을 떠났으며 묘소는 산청서모 음명주동(현산청군생초면) 술좌(戌座)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행록 편에
  공은 어릴 때부터 효성이 지극하여 어버이를 섬김에 항상 부드러운 기색으로 뜻을 받들었고 추위와 더위에 마음을 썼으며 보살펴 모심에 항상 게을리 아니하였고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났을 때는 예절로서 집상하였으며 시묘할 때 역시도 여막을 뜬 적이 없었으니 향리 사람들이 진실로 그 효성에 감동하여 칭찬을 아끼지 아니하였다. 또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전염병에 걸렸을 때 천지신명에게 기도하며 자신으로써 대신할 것을 빌어 마지아니하였으므로 병환이 완쾌되었고 자신도 그 병에 걸리지 아니하였으니 이 어찌 하늘의 도움이 아니었으랴 때마침 흉년이 들어 여러 일가들과 이웃이 기아에 허덕임을 안타깝게 여겨 부유한 친구들에게 곡식 100여석을 얻어서 이들을 구하니 언근에서 보고 듣는 자 탄복하지 않으니 없었고 효행으로써 향도에서 표창장이 있었다.



  또한 거창 향지(居昌鄕誌)는 명의 유이태(劉以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왕조실록에 의하면 숙종36년에 국왕의 병환으로 전국 명의를 불러 진료하게 한일이 있었는데 그때 유의원도 불리어 상경하다가 전주에 이르러 병을 칭탁하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으므로 조정에서 물의가 일어났었다.
  그는 위천면 사마리(위천중학교 자리)에서 출생한 거창인 이다. 그가 어천(지금 수승대 입구에 있는 속칭 “어나리”)에 있는 서당에서 글공부를 할 때의 일이다.

유이태가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으려면 밤마다 예쁜 아가씨가 나타나서 유혹을 하였다. 그럴 때마다 그는 마음을 굳게 가지어 독서에 더욱 전념하였는데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하여 수승대에 올라 중천의 달을 보고 있는데 또 그 아름다운 아가씨가 나타나 단 한번의 입맞춤이라도 하여 달라고 애원을 하기에 그는 그녀의 간절한 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 단 한번만 입맞춤을 하기로 하였다. 그녀와의 접촉에서 더 할 수 없는 황홀감을 실감하고 신비로운 향기에 도취되어 있는데 그녀의 혀끝에서 감미로운 구슬이 굴러들어와 형용하기 어려운 쾌감에 젖을 때면 구슬은 다시 그녀의 입으로 빨려갔다. 이렇게 두 사람의 입으로 구슬이 내왕하는 동안의 긴 애무 끝에 그녀는 작별을 고하고 사라졌다. 이 같은 일이 계속되어 유이태는 밤이면 그녀를 그리워하게 되고 일각이 여삼추라 이러한 밤이 수십일 계속되는 동안에 유이태의 안색은 점점 창백하여지고 몸은 야위어 갔다. 이상하게 생각한 서당훈장은 그에게 사연을 물으니 자신의 쇠약을 근심하던 그는 그 사유를 순순히 고백했다. 고백을 들은 훈장은 심사숙고한 끝에 “그 구슬이 너의 입에 굴러들 때 삼켜라”고 시켰다. 그날 밤에도 예외 없이 두 남녀의 밀회는 계속되고 있었다. 문득 스승의 말씀이 떠올라 몇 번인가 굴러들어온 구슬을 눈을 딱 감고 꿀꺽 삼켰다. 그렇게 하였더니 웬일인지 그렇게 아름다웠던 아가씨는 순식간에 비명을 지르면서 한 마리의 흰 여우가 되어 달아나 버렸다. 훈장에게 그 사실을 알렸더니 다음날 뒷간에서 그 구슬을 찾아서 소중히 간직하라고 하였다. 구슬을 얻은 날부터 그 아가씨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몸도 완연히 회복되었다. 그런데 이상스러운 것은 유이태의 총명이 더해졌다는 말이다. 한번 듣거나 본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천재가 된 것이다. 이때 그는 의서를 열심히 공부하여 대방가로서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고 마침내 국왕의 병환에 부름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어느 날 그의 보배인 구슬이 온데 간 데가 없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구슬을 잃고 난 뒤부터는 그도 평범한 재주밖에 없게 되었고 기억력도 줄어서 마침내는 건망증까지 걸렸다고 한다. 어느 날 며느리가 강몸살병에 걸렸는데 콩나물을 다려 먹이려던 것이 콩나물을 잊어버리고 아무리 생각하여도 떠오르지 않아 “비녀나물 비녀나물”이라고 하다가 며느리를 놓치고 말았다고 한다.
<명의 유이태 이야기 : 13. 설화 편 참조>

  지금 위천중학교 앞 도로변 산기슭에 유이태의 침대통을 놓았었다고 하는 「침대통 바위」가 남아 있으며 유이태도 말년을 산청에서 보냈다고 하며 그의 묘가 산청군 생초면에 있다.